‘티메프’ 피해기업 4만8천…온플법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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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티메프’ 피해기업 4만8천…온플법 시급하다 소비자·입점업체 피해 방지할 입법에 힘을 모아야

기사입력2024-08-27 00:00

티몬과 위메프 피해기업이 4만8000곳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금액은 1조2000억원을 뛰어넘어 당초 예상보다 훨씬 규모가 컸다. 정부가 피해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 등의 대책을 확대하기로 했는데, 이와 별도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별도의 입법을 통해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법적 의무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있는데, 한시바삐 입법이 진행될 필요성이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금액이 1조2789억원이며, 피해업체는 모두 4만8124곳에 달한다고 최종 집계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미정산금액이 1000만원 미만 업체 비중이 90.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1억원 이상인 업체도 981개로 1000곳에 육박했다. 이들의 피해금액은 전체의 88.1%를 차지해, 피해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초 정부는 5월까지의 미정산금액을 잠정집계해 2700억원 수준으로 발표하면서, 6~7월 미정산 금액을 합칠 경우 이보다 3배 이상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1조원대의 피해가 우려됐는데, 실제로는 이보다도 2000억원 이상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입점업체 및 판매자 간담회에서는 온플법 제정 등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중기이코노미

정부의 대응 규모도 확대됐다. 당초 피해업체에 대한 유동성 공급 규모는 5600억원 수준이었는데, 잠정적인 미정산금액 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해 피해업체의 경영난이 우려됐다. 최종적으로 정부의 정책자금 공급규모가 1.6조원까지 늘어난 것은 다행이다. 중앙정부의 6000억원대 자금에 추가로 지자체 자금 1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계획대로 원활하게 공급될 필요가 있겠다.

급한 불을 껐다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다른 e커머스 업체의 미정산 피해 여부에 대해서도 정부가 현황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는데, 이또한 시일을 오래 끌일이 아니다. 현황 파악에는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하고, 피해 유형에 따라 티몬·위메프 피해업체와 마찬가지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입법을 통한 구조개선인데, 시급한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정부는 정산주기 축소와 판매대금 별도 관리 등 입법과제에 대해 논의 중이며, 향후 제도개선안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등을 통해 제도개선의 일부 윤곽이 드러나기도 했다.

오히려 국회가 속도를 내고 있다.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티몬·위메프 사태를 계기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나 온라인플랫폼법 등을 발의하며 제도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에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소상공인위원회가 8월 임시회에서 온라인플랫폼법을 제정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들은 “민생 현장에서 플랫폼 시장의 비중이 커진 만큼, 온라인플랫폼 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각종 불공정 거래행위 하나하나가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관련 입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어떤 제도개선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충분히 모여있다. 이달 초 국회에서 열린 입점업체 및 판매자 간담회에서는 플랫폼 기업들의 정산주기를 앞당기고, 중개거래의 경우 제3자 계좌에 정산금을 보관하는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하며, 플랫폼 기업의 갑질에 대응할 수 있는 온라인플랫폼법을 제정하고,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한 집단소송 제도롤 보완하는 안이 논의됐다. 하나같이 입법이 시급한 방안들로, 정부가 제도개선안을 만들때 반영할 필요가 있다.

e커머스가 과거보다 위축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반대로 온라인플랫폼에 기반한 경제는 범위도 규모도 더욱더 넓어질 것이다. 이런 시기에 플랫폼의 신뢰가 손상되면 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소비자 피해구제부터 판매자 권익보호까지 챙겨야 할 일이 많으니, 정부와 국회는 온라인플랫폼법을 비롯한 관련입법을 하루빨리 완료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힘을 보태야겠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