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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이탈리아 음식점 뒤로한 채 떡볶이로 맛 승부
중곡제일골목시장에서 8년째 영업…‘콩이네’ 떡볶이 김주복·정미경씨 부부
- 기사입력2016-12-06 20: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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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 가득 담아주는 ‘콩이네 떡볶이’에는 양배추, 깻잎, 당근 등 야채가 수북이 올라간다. ©중기이코노미떡볶이 1인분 3500원. 플라스틱 접시에 일회용 비닐을 씌워 담뿍 담아주는 그냥 시장 떡볶이가 아니다. 떡볶이 1인분이지만 고급요리를 주문한 듯 그릇이며 재료며…, 무엇보다 정성이 가득 담겨 나온다. 서울 중곡제일골목시장에 위치한 ‘콩이네’ 떡볶이집이다.
오전시간, 하루 장사 준비로 분주한 이 가게 주인 김주복씨는 뒤늦게 가게에 출근한 아내를 손님 몰래 타박했다. 영업준비가 늦어 튀김이 아직 준비가 안됐다며 오는 손님마다 연신 죄송하다고 말하는 김씨는 아내와 함께 벌써 8년째 이곳에서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타박하는 눈빛에도 다정함이 묻어있어 이 부부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
결혼 10년차 김주복(42세)·정미경(38세)씨 부부는 중곡제일골목시장에서도 ‘핫’한 가게 주인이지만, 소박한 가게 이름만큼이나 소박한 인심을 가졌다. ©중기이코노미결혼 10년차 김주복(42세)·정미경(38세)씨 부부는 중곡제일골목시장에서도 ‘핫’한 가게 주인이지만, 소박한 가게 이름만큼이나 소박한 인심을 가졌다.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했다는 김씨는 이탈리아 음식 외식업을 준비했지만, 자금과 사업준비가 충분치 않아 결혼 후 집에서 가까운 이곳에 분식점을 열었다. 시장안에서도 매출액이 높은 가게에 속하지만 김씨의 재료욕심과 맛 욕심 탓에 돈은 많이 못 벌었다고 말한다.
“오징어 값이 많이 올라 요즘은 마리당 8000원입니다. 오징어 한마리로 14개 정도 튀김을 만드는데 남는 게 거의 없죠”
두툼한 김말이 튀김이며, 김씨가 직접 개발한 팽이버섯말이 튀김, 고구마 튀김도 여느 분식집 튀김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신선한 기름으로 매일 튀겨내는 이 집 튀김의 바삭하고 꽉찬 재료는 일식집 고급 튀김을 연상시킨다. 접시 가득 담아주는 떡볶이에는 양배추, 깻잎, 당근 등 야채가 수북이 올라간다. 오뎅 하나를 시켜도 따로 마련된 오뎅그릇에 국물과 만두튀김, 배추를 얹어 내놓는다. 순대도 원가가 비싼 제품이다.
김주복씨는 이탈리아 음식 외식업을 준비했지만, 자금과 사업준비가 충분치 않아 결혼 후 집에서 가까운 이곳에 분식점을 열었다. ©중기이코노미김씨는 “손님들이 맛있다고 해주시니 재료 욕심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아내 정미경씨는 “매출은 계속 느는데 재료를 많이 써서 남는 게 없다. 남편은 음식하는 것만 좋아했지 장사 수완은 없다”고 평한다.
매일매일 필요한 만큼만 재료를 준비하고 음식을 만든다는 김주복씨. 그리고 그날 준비한 음식이 다 팔리면 이른 시간이라도 가게 문을 닫는다.
“아이들이 10살, 5살로 아직 어립니다. 돈 몇 푼 더 버는 것보다 아이들하고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아내 정미경씨는 “남편은 음식하는 것만 좋아했지 장사 수완은 없다”고 평한다. ©중기이코노미그래서 이들은 시장에 손님이 집중되는 주말에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더 소중해서다.
인터뷰를 하는 중에 한 손님과 인사를 나눈다. 독일에 거주하는 그 손님은 일년에 한두번 한국에 들어오는데, 올 때마다 이 집 떡볶이를 찾는 먼곳으로부터의 단골이다. 그 손님이 한국에 들어올 때는 김씨의 두 아이들 선물을 챙겨오기도 한다고 그는 전한다. 한 곳에서 8년을 장사하며 쌓은 신뢰만큼 단골고객층도 두텁다. 가게이름 ‘콩이네’도 손님의 도움으로 지었다.
“처음에는 음식만 맛있으면 됐지 하는 생각에 간판도 없이 그냥 장사를 했었죠. 그런데 손님 중에 작명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곡식 중에 한가지를 이름으로 쓰면 좋겠다 하시길래, 팥, 수수, 조… 이런 것보다는 콩이 어감이 좋다 싶어 콩이네로 지었죠”
김씨는 중곡제일골목시장에서 10년을 채우고 그동안 꿈꿔왔던 외식전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음식, 면요리 등이 그가 구상하고 있는 사업 아이템이다. 무엇이 됐건 믿고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떡볶이 한 접시 먹어본 기자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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