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관리기조 변함 없다”…대책은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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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가계부채 관리기조 변함 없다”…대책은 연기 금융당국, 7월 예정 스트레스 DSR 2단계 9월로 미뤄

기사입력2024-06-25 14:33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금융당국이 시행 일주일을 앞둔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전격적으로 두달 연기하기로 했다. 비판을 의식한 듯 가계부채 관리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25일 “관계기관과의 협의 등을 거쳐 9월1일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7월 시행 예정이었으나, 불과 한주를 앞두고 급박하게 시행 연기를 발표했다.

금융위는 연기 이유에 대해 “현재 서민·자영업자 분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범정부적 자영업자 지원대책이 논의되는 상황, 6월말부터 시행되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등 전반적인 부동산 PF시장의 연착륙 과정 등을 감안해, 스트레스 DSR 2단계 조치가 시장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스 DSR이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시 일정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변동금리 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가 대출 이용기간 중 금리상승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부담이 증가할 가능성 등을 감안한다. 실제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출한도를 제한해 가계부채의 급격한 팽창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다.

기존에 가계부채를 관리하던 DSR은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스트레스 DSR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지난 2월에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을 대상으로 1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기본 스트레스 금리의 25%만 적용했다.

2단계는 은행권의 주담대 이외에 신용대출도 포함되고, 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역시 스트레스 DSR이 적용된다. 스트레스 금리의 적용폭도 50%로 높아진다. 기본 스트레스 금리가 1.5%이기 때문에, 2단계 적용시에는 0.75%가 가중된다. 다만, 신용대출의 경우 신용대출 잔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 한해 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DSR을 산정할 예정이다.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됐다면, 은행권 및 제2금융권 주담대 대출한도는 변동형과 주기형 등 대출유형에 따라 약 3~9%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신용대출의 한도는 금리유형 및 만기에 따라 약 1~2%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위는 “다만, 스트레스 DSR로 인해 실제 대출한도가 제약되는 고DSR 차주비중은 약 7~8% 수준인 만큼, 90% 이상 대부분의 차주는 기존과 동일한 한도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2단계의 시행 연기로 인해 전 금융권 대출에 스트레스 DSR이 전면 적용되는 3단계 조치 역시 연기될 전망이다. 당초 내년초 시행 예정이었으나, 금융위는 제도의 안착 추이를 봐가며 확정하겠다면서 잠정적으로 내년 7월이란 시한을 제시했다.

“나눠갚는 대출관행 확립되도록 제도개선 지속”

기존에 가계부채를 관리하던 주요 지표는 DSR이다. 이는 돈을 빌린 사람의 “상환능력 범위내에서”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주요수단이지만,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종전의 DSR 제도는 대출 취급시점의 금리를 기준으로 해서 차주의 연간 원리금 상환부담을 산정·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의 금리변동 위험 고려없이 DSR을 적용할 경우, 미래의 금리위험은 높으나 당장의 금리수준은 낮은 변동금리 대출이 혼합형이나 고정금리 대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호되는 경향이 강했다. 2022년 기준으로 한국의 고정금리 대출 비율은 24.7%에 불과한데, 영국(94.9%)이나 프랑스(99.2%), 독일(88.4%) 등과는 차이가 크다.

그러나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했을 때 대출기간 중 금리가 상승하면, DSR 규제수준 등을 넘어서는 높은 상환부담을 지는 문제점이 있다. 금융당국은 상환능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가계대출 확대를 방지하고, 고정금리 확대 등으로 가계부채의 질적개선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스트레스 DSR 도입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 DSR 2단계와 3단계 조치의 시행을 연기하면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기조가 완화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기조는 변함이 없으며, 2024년 가계부채 증가율을 GDP 성장률 범위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갚는 대출관행이 확립될 수 있도록 금융권과 함께 제도개선 등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스 DSR 시행에도 가계부채 상승세가 이어진 것을 두고 가계부채 억제효과가 미미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향후 스트레스 DSR 적용범위 확대, 스트레스 금리 단계적 확대적용 등에 따라 가계부채 억제효과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경우 스트레스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리하락에 따른 대출한도 확대효과를 제어할 수 있는 만큼 스트레스 DSR의 효과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