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진지’ 교통인프라 설비업 진출 노려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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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징진지’ 교통인프라 설비업 진출 노려볼 만 中企 고기술·고기능 제품 납품거래 염두…환경·바이오도 주목

기사입력2016-03-08 14:12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국 내수시장을 가다 ②화북권역 톈진

중국을 제1의 무역상대국으로 하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 약 140~150개에 달한다. 한국도 그 가운데 하나다. 중국시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수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생각하고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14억 인구, 세계 4위의 영토 크기, 31개 성시,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의 다양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려면, 무엇보다 권역별로 차별화된 접근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국 내수시장을 가다’는 중국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과 관련 단체 및 기관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 등을 종합해 주요 시장의 특징 및 진출 유망분야를 알아본다. 중국 내수시장을 화북권역, 화동권역, 동북권역, 화중권역, 화남권역, 서남권역, 서북권역 등 총 7개 권역으로 나눴다.

중국 4대 직할시 가운데 하나인 톈진은 연평균 10%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북방지역 경제중심지다. 1인당 소비지출액은 2만1712위안으로 화북지역에서 가장 높아 2014년 베이징과 함께 1선 도시로 뽑혔다. 전통적으로 경공업이 발달했으나 개혁·개방 이후에는 항공, 석유화학, 장비제조, IT전자 등의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 토요타, 보잉 등 글로벌 기업의 생산거점이기도 하다. 특히 톈진 경제성장의 중심지인 빈하이신구(滨海新区)는 생산총액이 톈진시 생산총액의 절반이상에 달한다. 중국정부는 종합개혁시범구지역, 과학기술 혁신 견인구역, 하이엔드 산업 집중구역 등으로 지정해 이곳을 육성하고 있다.

베이징과 허베이성 및 중서부 지역 14개 성·시·자치구를 포함한 중국 전체 면적의 약 50%가 배후경제권으로 연결돼 있으며, 세계 180개국 400여개 항만과 연결된 톈진항이 있어 수상운송의 요충지다. 중국 유수의 유통회사도 소재해있어 중국에 진출하려는 수출기업들에게 입지적으로 유리하다.

최근에는 신형도시화 정책인 ‘징진지(京津冀) 프로젝트’를 통해 베이징-톈진-허베이성을 광역시 개념으로 묶어 첨단산업을 키우고 있다. 또 북방지역에서 유일하게 신자유무역구(FTZ)로 지정되면서 금융, 첨단제조, 물류를 중심으로 상하이에 필적하는 경제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자료=픽사베이>

◇경공업, 장비제조, 석유화학이 주요 산업=톈진은 전통적인 경공업도시다. 각국 정상들에게 선물할 정도로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시걸(SEA-GULL)의 시계나, 플라잉피전(FlYING PIGEON)의 자전거 등을 생산하고 있다.

톈진의 장비제조업은 자동차, 기계, 광석에서 금속을 채취하는 야금위주로 발달했다. 특히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완성차량, 부품, 자동차 튜닝 관련 제품의 개발과 생산이 모두 이뤄지고 있다. 토요타는 톈진에서만 연간 50만대의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다. 톈진시의 장비제조업 규모는 2014년 기준 1조1000억위안으로 중국 전체의 39%를 차지한다.

톈진시는 국가 중점관리 석유화학산업기지와 원유비축기지로 지정됐으며, 4개의 국가급 기술개발센터와 46개의 시급 기업기술센터가 있다. 국가중점유전인 다강유전(大港油田)과 보하이유전(渤海油田)이 있어 해양원유 및 천연가스 채굴과 정제, 에틸렌, 원유 가공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이 발달했다. 천연가스 매장량은 1500억㎥, 석유 매장량은 40억톤으로 추산된다.

이밖에도 IT전자 제품의 주요거점으로 연간 휴대폰 생산량 1억대를 기록해 중국에서 3위다.

◇2차산업 비중 높아 환경문제 심각=화북지역 최대의 제조업 도시로 2차산업 비중이 50%를 넘는다. 3차산업 비중(48.1%)보다 높은 공업중심도시여서 스모그 등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환경 관련기업들이 진출하기에 유리한 대목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번 겨울에 징진지 지역은 스모그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시로 스모그가 발생했고, 역대 최초로 대기오염 최고등급인 적색경보가 발령돼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환경보호부는 ‘징진지 협동발전 생태환경보호계획’을 발표, 2020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2013년 대비 40%까지 감축하겠다고 밝혀 관련 산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중국과 싱가포르가 톈진을 에코시티로 지정하고 정부간 협업한 전례가 있고, 오염물질 배출의 주원인인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에너지 개발에 집중하는 등 한국 환경기업 진출 가능성이 높다. 텐진은 리튬배터리장비, 고분자재료장비 관련 핵심기술과 가공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태양전지셀과 풍력발전설비 등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또 신에너지 관련 기업 180개, 국가급 기업기술센터 7곳이 위치해 한국기업이 진출한다면 인프라 활용이 용이할 전망이다.

◇“항공분야 등 첨단제조업 전망 밝다”=톈진은 2020년까지 공항과 항구의 서비스를 해외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보잉의 A320과 중국항공공업그룹의 헬리콥터 생산공장이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협력업체들이 생산단지를 형성해 비행기, 헬리콥터, 무인항공기 등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또 북부지역 항공 화물운송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빈하이신구의 에어버스 조립공장을 중심으로 항공기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항공기 임대허브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2014년 기준 톈진의 항공우주산업은 333억위안으로 전년대비 38% 증가했으며, 지난해 항공우주 48개분야에만 194억위안을 투입했다. 자유무역구에는 약 500개의 비행기 관련 리스금융사가 입주해 있다.

인천발전연구원 도시경영연구실 김수환 연구위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톈진은 인건비가 높은데다 최근 중국이 부품 내수화를 진행하고 있어 현재 상황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무인비행기 등을 포함한 첨단제조업의 경우 진출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에어버스의 제조공장이 비유럽지역으로는 유일한데다가 각종 부품공장이 밀집해있고, 중국에서도 첨단제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또 “톈진은 허베이성 등 주변경제권과의 네트워크를 강화, 중국시장 진출에 중요한 거점이라며, 첨단제조업과 관련된 협력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징진지 철도망 구축…교통인프라 설비 유망=징진지 프로젝트와 관련해 도로, 철도, 항만 등 교통인프라 설비업이 유망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정부는 2020년까지 40조위안 이상을 투자해 징진지 지역의 모든 도시를 연결하는 철도망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공항과 항구 서비스 개선을 비롯 교통인프라 건설사업비만 1조5000억위안에 달한다. 현재 연간 사용자 1억명 규모의 신공항 건설과 1만km에 육박하는 철도·도로 확대 등을 포함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이와 관련된 민관협력사업 투자금액이 1631억위안이다.

국제무역연구원 기업경쟁력실 장현숙 연구위원은 “일대일로와 징진지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도로와 철도 등 교통인프라 설비업에 많은 투자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중국의 관시, 자격요건 및 실적 강화 등으로 직접 진출이 어렵기 때문에 중국정부와 협력사업을 진행하는 민간기업에 고기술·고기능의 제품을 납품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최근 중국정부가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사회기반시설이 부족해지고 또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민관협력사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산업 육성=바이오의약분야도 진출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저기술, 저자본, 노동집약으로 대표되던 기존의 경제발전 방식을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을 선정했다. 특히 농업, 어업, 제조업 등의 기존산업과 바이오기술을 접목해 고부가가치 창출을 꾀하고 있다.

화학약품, 중약, 바이오의약은 톈진의 3대 중점 육성 분야다. 생산규모는 1000억위안에 달하며 2017년에는 1800억위안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톈진은 이미 스테로이드 합성성분인 덱사메타손(DXM)과 피질호르몬(코르틴)과 비타민 B1의 아시아 최대 생산지다. 톈진에 있는 중국과학기술연구원, 공업바이오기술연구센터, 국가줄기세포기술연구센터는 유전자진단, 줄기세포 보관 및 이식 등 바이오기술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베이징대학교 의학연구소, 톈진 국제바이오의약연합연구원, 한국의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 함께 세계 최대규모의 동물복제 공장을 톈진에 설립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한국 바이오기업의 동반진출을 예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