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진출 ‘첨단기술-문화산업’이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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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베이징 진출 ‘첨단기술-문화산업’이 키워드 산업인프라 우수, 인력·자금 풍부…똬리 튼 글로벌 기업 각축장

기사입력2016-02-25 14:15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국 내수시장을 가다 ①화북권역 베이징

중국을 제1의 무역상대국으로 하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 약 140~150개에 달한다. 한국도 그 가운데 하나다. 중국시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수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생각하고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14억 인구, 세계 4위의 영토 크기, 31개 성시,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의 다양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려면, 무엇보다 권역별로 차별화된 접근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국 내수시장을 가다’는 중국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과 관련 단체 및 기관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 등을 종합해 주요 시장의 특징 및 진출 유망분야를 알아본다. 중국 내수시장을 화북권역, 화동권역, 동북권역, 화중권역, 화남권역, 서남권역, 서북권역 등 총 7개 권역으로 나눴다.

수도 베이징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로 특히 상업과 금융산업이 발달된 도시다. 중국 경제의 통합 및 관리기능을 맡으며, 중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인구는 약 2000만명이다. 2013년 기준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베이징에 진출해 있는 기업은 약 280개다. 이 가운데 48개 기업이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어, 글로벌기업 본부 유치 수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다.

베이징은 전통적인 경공업에서 벗어나 자동차와 IT, 전자, 의약 등 첨단산업으로 산업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을 중심으로 서비스 산업을 결합,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의 IT 및 서비스 고도화 구조를 톈진의 생산 및 물류기능과 연계해 베이징-톈진-스자좡 주위를 둘러싼 환보하이(渤海圈) 경제권 범위 확대를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 통신 네트워크 구축 및 고속철도 개통 등 인프라 투자도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동북아경제본부 중국 권역별성별 연구팀의 오종혁 전문연구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은 문화와 산업 인프라가 우수하고, 경쟁력 높은 기업들이 많아 인력과 자금이 풍부한 편”이라며 “중국의 다른 지역들 보다 첨단기술산업과 문화산업 진출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문화콘텐츠의 경우 외자기업의 직접참여가 쉽지 않기 때문에 최근 논의되고 있는 한·중 문화산업 공동발전 펀드 등을 활용한 동반진출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중국의 화북권역은 베이징시 톈진시 허베이성 산시성 네이멍구자치구 허난성 등 2개의 직할시, 3개의 성, 1개의 자치구를 포함한 지역을 말한다<자료=코트라>

◇첨단기술산업=2014년 기준 베이징시 GDP의 14.7%를 차지하고 있는 첨단기술산업은 중관춘이 거점이다. 1980년대 초 전자거리로 조성된 중관춘은 1988년 중국에서 최초로 국가급 하이테크산업단지로 비준을 받고, 그해 과학기술 산업화를 촉진하는 화거계획 사무국이 설립되면서 중국 과학기술산업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1999년에는 과학원구, 2009년에는 국가 자주혁신시범구로 지정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이곳을 첨단산업단지로 육성하고 있다.

2013년 9월에는 당 중앙정치국의 집단교육을 시작으로 인터넷 기반 제품과 기술 기업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과거 단순 전자거리에서 첨단기술산업의 중심지로 변모했다. 현재는 베이징 16개 지구로 확산돼 있으며, 2만여개의 기업들이 입주해있다. 바이두와 레노버, 샤오미 등의 글로벌 기업도 중관춘에서 시작했다.

중국은 고도의 인프라를 활용해 앞으로도 집적회로(IC), 신소재, 장비제조, 항공, 신에너지 및 신에너지자동차 등의 산업을 육성·발전시키겠다고 밝힌바 있다.

베이징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기업은 ICT 등 첨단기술산업을 노려볼 만하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중관춘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춘 혁신클러스터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소프트웨어와 전자정보 산업 중심의 첨단기술제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에 따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기업이 진출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중관춘에는 칭화대학, 베이징대학 등 40여개의 고등교육기관 뿐만 아니라 중국과학원, 중국공정원 등 국책연구기관 206개, 국가급 실험실 112개, 국가공정기술연구센터 57개, 유학생 창업센터 34개 등이 자리잡고 있어 고급인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정부차원에서 과학성과의 산업화를 적극 장려하고 있기 때문에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클러스터가 잘 형성돼 있다. 정부가 앞장서 우수인력에 대한 소득세 면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데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자본유치가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중국 벤처캐피탈의 2014년 기준 지역별 투자 건수를 살펴보면, 베이징이 629건으로 가장 많았다.

◇서비스업=지난해 9월 베이징 청훙(程紅) 부시장은 서비스산업이 베이징 GDP에서 80%이상을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서비스산업에 의한 세수가 80%이상이며, 외국인 투자분야에서도 서비스산업이 80%를 넘는다. 서비스업이 베이징의 경제발전과 고용창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이는 베이징이 전통적으로 금융과 상업에 특화돼있기 때문이다.

올 1월에 서비스업 확대개방 종합시범사업도시로 지정됨에 따라 외국자본에 대한 서비스업 개방도 확대되고 있다. 베이징은 경제발전과 고용창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서비스업 위주로의 산업구조조정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은 문화예술공연, 출판발행과 저작권거래, 영화·드라마 제작, 애니메이션과 온라인게임 연구 및 제작, 문화전시회와 골동품거래 등 6대 문화산업을 주요 산업으로 지정해 문화산업 진출 전망도 밝다.

현재 21개 문화창의산업 전문구역이 있으며 특색있는 문화창의거리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2014년 문화산업 부가가치는 2794억3000만위안이며, 관련 기업수는 17만1000여개에 달한다.

베이징은 현지기업과 협력해 해외 방송콘텐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방송콘텐츠 제작, 관련 산업 인프라, 정부 정책 등을 모두 갖추고 있어 제3국 방송시장에 공동 진출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삼을 수 있다. 또 중국 영화업계가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고 공급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어 영화산업 진출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베이징에는 주요 배급사가 많고, 실질적으로 기업이 입주할 만한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어 산업과 정책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식품·의료분야=이외에 식품이나 의료분야도 성장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베이징은 ▲높은 소득수준 ▲식생활 변화 ▲구매 용이성 등으로 수입식품 소비가 일상화돼 있다. 특히 한국산 식품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그 수요가 꾸준히 증가세다. 한국 맥주의 경우 2009년에서 2014년까지 수출이 연평균 41% 증가했으며, 조미김의 경우에도 동기간 88.4%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