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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코로나 재확산 무서운데 상병수당 시행은 연기
시행 앞당기지 못할 망정 미루기까지… 아프면 쉬어야 한다
- 기사입력2024-08-16 18: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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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세가 무섭다. 입원환자가 1000명을 돌파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던 2020년 당시 직장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다수 발생했었던 전례를 잊을 수 없다. 직장을 중심으로 한 방역채비가 시급한데, 정부는 상병수당 시행을 연기하는 등 안전망 구축에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지난 14일 정부는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열린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질병관리청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지난 7월 3주차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226명이었으나 4주차에 475명으로 늘어났고, 8월 첫째주(861명)를 지나 둘째주에 1357명으로 급증했다. 7월부터 8월 사이 4주간 늘어난 입원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이다.입원을 한 중증환자 이외에 경증환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 6월 한달간 응급실을 찾은 코로나19 환자가 2240명이었는데, 7월에는 1만1627명으로 5배 가량 급증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응급실에 내원하는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분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상황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지영미 질병청장은 “오미크론 유행 이후인 2023년도(1~8월)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05% 수준이고, 특히 50세 미만은 0.01% 미만이므로 이번 여름철 유행에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하지만 학생과 고위험군 등에 대한 확산까지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15일 질병청은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을 마련해 권고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다른 사람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불필요한 만남 자제, 발열, 호흡기 증상이 심한 경우 집에서 쉬고, 회사 등도 병가 등을 제공”하라는 내용이다.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아프면 쉬라”는 것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래 변함없는 대응이다. 하지만 문제는 “권고”라는데 있다. 회사에 병가를 제공하라지만 권고에 그치니,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없을 것이 우려된다.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해야 감염병의 급속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바 있다. 지난 7월 아프면쉴권리공동행동과 한국노총 등이 공동으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서울대학교 공익법률센터 양현준 변호사는 “현행 근로기준법 제60조에서 연차 유급휴가를 규정하고 있지만, 유급병가는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근로기준법에 유급병가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아파도 쉬지 못하는 이유 중에 소득 문제도 있다. 소득을 보전해 아파도 쉴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로 많은 나라에서 상병수당이 시행 중이다. 양현준 변호사는 “넓은 범위를 대상으로 포괄하고, 지급되는 급여 수준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장돼야 아프면 쉴 권리가 보장될 수 있다”며 상병수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정부는 지난 2022년부터 상병수당 시범사업 1단계를 시행했고, 2단계를 지나 올해 7월부터는 3단계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2025년 시행 예정이라던 본사업은 2027년으로 시행을 연기했다. 상병수당 시범사업 자체도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난 이후에 시작됐는데, 관심도가 낮아지니 본사업 시행마저 미룬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보건복지부는 사업연기를 비판하는 언론보도에 대해 설명자료를 통해 “해외사례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범사업 모형을 연장 운영함으로써 보다 바람직한 한국형 상병수당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아직 검토가 미흡한 모형을 추가 운영해 기존 시범사업 모형과 효과를 비교분석할 계획이라고 본사업 연기에 대해 설명했다.하지만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시범사업이라도 크게 확대해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하고 감염병 확산은 억제할 필요가 있다. 또 하루빨리 본사업을 시작해 아프면 쉴 권리 보장에 적극 나서야겠다.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된 지금이라도 속도를 내지 않으면, 상병수당을 도대체 언제 제대로 시행하겠다는 건지 정부의 의지를 의심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