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번영 원치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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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야당,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번영 원치 않는가 판문점 선언문의 보따리 풀어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국회의 일이다

기사입력2018-05-05 12:30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다. 휴전선 너머 북한 땅도 우리의 영토인 셈이다. 70년 동안 영토에 대한 주권행사가 가능하지 않았던 지역에 대해, 새삼 네땅내땅 다투자는게 아니다. 단지 판문점선언 이후 영토에 대한 사고도, 이념보다는 공동번영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이다. 국토에 대한 애정을 이제는 휴전선 너머로 넓힐 때가 됐다.

판문점선언의 핵심은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남북의 공동번영이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긴장완화와 상호불가침은 남북정상이 합의했지만, 비핵화문제는 남북만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곧 있을 북미회담에서 논의되고 최종적으로 합의돼야 할 문제다.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시간이다. 이에 반해 남북의 공동번영을 위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치는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한다. 국회에서 관련법을 정비하고,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이다.

판문점선언에도 언급됐던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은 남북간 경제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음에도, 이후 보수정권이 들어서고 국제관계가 급변함에 따라 대부분 실행되지 못했다. 나아가 당시 진행 중이었던 남북경협 사업들마저 큰 파열음을 내며 중단되고 말았다. 박왕자씨 피격 사태로 촉발된 금강산 관광 중단 사태와 박근혜 정권에서 졸속으로 행해진 개성공단 폐쇄가 대표적이다. 해주지역 개발 및 서해평화협력지대 및 경제특구 건설은 첫 삽도 뜨지 못했고,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지원사업도 없었던 일이 됐다.

이번 판문점선언은 공동번영의 새로운 틀을 제시하기보다 “10·4선언에서 합의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를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을 취해 나가기로 하였다”며 경제협력 약속을 담았다. 새로운 사업을 제안하고 발표하는 이벤트보다, 10·4선언 합의사항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두 정상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국회가 할 일이 적지않다. 정상회담 전 보수·극우 야당은 종전선언을 하려면 국회비준부터 받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이제 와선 정상국가로 볼 수 없는 북한과의 합의를 국회가 비준할 수 없다는 것, 말 그대로 반대를 위한 반대다. 공당으로 책임지는 자세도 아니거나와,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의 공동번영을 바라지 않는다는 눈총을 받기 십상이다.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을 모색하는데, 여야와 좌우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 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국익도 찾기 어렵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국회비준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그러나 남북정상이 합의한 선언 자체를 백안시하며, 국회비준은 물론 논의조차 거부하는 보수·극우 야당 형태는 이해하기 힘들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농성 만해도 그렇다. 김경수 전 의원이 특검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여당도 비준 동의안과 추경안 처리 조건으로 드루킹 특검을 수용한다는 입장임에도, 일방적으로 단식을 선언하며 국회를 멈춰 세우는 일은 국민 누구에게도 박수 받을 일이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위협과 불안에서 평화와 번영으로 급반전한 정세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10·4 선언 합의사항 이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 북한의 지하자원 90%가 중국으로 수출된다고 한다. 반만이라도 남한의 자본과 북의 노동력으로 공동 개발할 수 있다면, 남북경제가 함께 획기적으로 도약할 발판을 만드는건 어려운 일도 아니다. 평화와 번영의 시대, 국회가 할 일이 많다. 당장 남북정상이 합의한 선언문의 보따리를 풀어 꼼꼼히 따져보는게 국회의 일이다. 보따리 자체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야당, 이래서야 어떻게 국익을 우선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