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시간부족 “中 실용신형전리권 출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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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비용·시간부족 “中 실용신형전리권 출원을” 발명전리권 보다 출원비용 싸고 기간도 짧아…10년 권리보호

기사입력2015-12-03 00:00

# 독일 세정제 회사 루호프(Ruhof)는 중국기업을 통해 의료용 세정세를 판매해왔다. 그 과정에 판매대리인은 임시로 발음이 비슷한 루워푸(鲁沃夫)를 중문브랜드로 사용했다. 그 후 계약이 끝나면서 대리인은 루워푸를 자신만의 브랜드로 사용했고, 루호프는 판매대리인을 고소했다. 대리인이 사용한 상표는 독일 루호프 본사로 오인돼 경제적 이익 등을 취할 가능성이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루호프는 승소했지만, 중국에서는 이처럼 대리인에 의한 악의적인 상표권 선점행위가 빈번하다.

# 소니 에릭슨(Sony ericsson)은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쑤오니-아이리신(索尼爱立信)이란 중문이름을 사용했다. 중국인들 사이에는 이를 간략하게 줄인 쑤오아이(索爱)라는 이름으로 널리 쓰였는데, 이를 제3자가 자신의 상표로 출원했다. 소니 에릭슨은 출원된 상표에 무효심판을 청구했으나, 소니 에릭슨이 중국 내에서 쑤오아이(索爱)라는 상표를 등록한 적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패소했다. 상표권자가 중문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해놓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인이 먼저 상표권 등록을 한 경우다. 자사의 브랜드를 대중들이 스스로 중문화 한 경우에는 이를 먼저 파악해 발빠르게 확보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중국과 한국의 지재권과 우선권 주장 가능기간

<자료=‘한중 FTA 활용 및 중국 비관세장벽 대응방안 설명회’ 자료집>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 등이 지난 1일 주최한 ‘한중 FTA 활용 및 중국 비관세장벽 대응방안 설명회’에서 FTA무역종합지원센터 차이나데스크 이정국 변호사는 “우리 기업의 해외지재권 분쟁 가운데 가장 많은 36.6%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모조품과 관련한 상표분쟁이 75.6%로 가장 많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 변호사는 “중국이 다국적기업의 생산시장인만큼 향후 특허나 실용신안 관련 분쟁도 증가할 것”이라며 대처방안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지재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중국 내 특허나 실용신안권 출원에 대해 우선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과 한국은 산업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체결된 파리조약의 당사국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지재권 우선 확보가 가능하다.

파리조약의 ‘조약우선권’에 따르면 조약의 해당국에 제품을 출원하고 동일한 제품을 다른 조약체결국에 출원할 경우, 가장 먼저 출원한 나라를 기준으로 특허요건 판단일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상표나 특허 등을 출원한 후 6개월 혹은 12개월 이내 중국에서 출원하는 경우 최초로 출원한 국명 및 출원의 연, 월, 일이 기재된 출원서만 선출원일 1년 이내에 제출하면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특허협력조약(PCT)을 이용하는 것도 우선권을 확보하는 또다른 방법이다. PCT는 해당조약에 가입한 나라 가운데 특허출원인이 출원하고자 하는 국가를 지정, 자국 특허청에 PCT국제출원서를 제출한 날을 특허출원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한번의 PCT 국제출원으로 다수의 가입국에 직접 출원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에따라 대한민국을 수리관청으로 PCT를 출원하고, 이로부터 약 30개월 이내에 중국에 출원하면 한국에서 출원한 날을 중국에 출원한 날로 인정해준다.

발명전리권과 실용신형전리권 비교

<자료=‘한중 FTA 활용 및 중국 비관세장벽 대응방안 설명회’ 자료집>

특허를 등록하는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실용신형전리권’을 이용해 지재권을 보호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나라의 특허권과 비슷한 ‘발명전리권’은 보호기간이 20년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제품 실질심사에 22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리고, 특허를 출원하는데 기본적으로 3450위안이 필요하며, 관세당국의 거절 등이 발생하면 부가적으로 처리비용이 생긴다. 반면 한국의 실용실안권과 비슷한 실용신형전리권은 형식심사를 통해 무심사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4개월정도의 기간만 거치면 10년정도 제품에 대한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 출원비용도 500위안으로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