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슈퍼 위기…공동 ‘온라인 슈퍼마켓’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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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동네슈퍼 위기…공동 ‘온라인 슈퍼마켓’ 대안? ‘중형슈퍼 4천곳+소형’ 동일 물류관리시스템 적용…O2O 비즈니스화

기사입력2016-05-23 13:43

박현진 기자 (kpla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O2O(Online To Offline)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동네슈퍼마켓을 O2O 비즈니스에 접목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세슈퍼의 O2O 비즈니스화’는 동네슈퍼의 공동구매·공동마케팅을 기반으로 ‘온라인 슈퍼마켓’을 구축하고,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구입하면 소비자 인근 슈퍼마켓에서 배달하는 방식이다.

동네슈퍼마켓 등 중소유통업체가 대형마트나 인터넷쇼핑 등 대형유통업체에 맞서기 위해 ‘온라인 슈퍼마켓’을 구축하는 등 공동마케팅을 기반으로 한 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중기이코노미

김용진 서강대 교수(경영학)는 최근 ‘스마트기술과 O2O 비즈니스를 통한 혁신’ 보고서를 통해 중소유통업체간 협업 방안으로 이를 제안하고, 영세슈퍼의 O2O 비즈니스화에 따른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인터넷쇼핑·TV 홈쇼핑의 급성장,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등으로 판로를 잃게 된 영세슈퍼 소상공인들의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O2O 비즈니스화’가 시름을 덜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세슈퍼의 O2O 비즈니스화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전국 또는 지역단위 수많은 동네슈퍼를 하나로 묶을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와 최단 거리에 있는 동네슈퍼가 연계돼야 인터넷쇼핑, 대형마트 등과 비교해 ‘다양한 상품의 신속한 배달’이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동네슈퍼의 집단화라는 외형과 함께 전국 또는 지역단위 각각의 영세슈퍼가 동일한 물류관리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김 교수는 동일한 물류관리시스템을 가진 ‘온라인 슈퍼마켓’을 구상했다.

부부 교대운영, 소품종 취급…‘규모의 영세성’ 해결이 과제

김 교수가 인용한 유통산업발전기본계획(2014~2018,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3년말 현재 대형마트, SSM, 편의점, 중형슈퍼 그리고 소형슈퍼 점포수를 모두 합치면 10만528개이다. 이 가운데 165㎡(50 평) 이하 소형슈퍼는 7만6043개다.

소형슈퍼의 경우 부부가 교대로 운영, 인력이 없어 상당수가 배달을 하지 않는다.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다양한 상품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 도매상으로부터 물품 구매시 영세한 협상력 등 규모의 영세성에 따른 불가피한 문제도 발생한다.

규모의 영세성에 대해 김 교수는 “‘규모의 경제’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동조합 형식의 권역별 배송전담회사를 설립하고, 중소기업중앙회 차원에서 도심권 물류센터를 운영함으로써 덩치를 키우자는 것이다. 또 중앙회 차원에서 통합구매를 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할 수 있게 돼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도시와 농·어촌, 신도심과 구도심, 아파트 밀집지역 등 지역특성을 고려해 중앙회 차원의 홍보활동이 강화되면 사업이 조기에 안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부교대 운영 등과 같이 현재 영세슈퍼의 인력운영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다양한 상품의 신속한 배달’이란 경쟁력을 갖추긴 어렵다. 따라서 김 교수가 구상하는 영세슈퍼 O2O 비즈니스화 대상은 배달인력을 보유할 수 있는 상대적 여력이 있는 슈퍼여야 한다.

참여대상에 상당한 제한이 있음에도 김 교수의 주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전국에 165~3000㎡(50~909평) 규모의 중형슈퍼가 전국에 3989개로 적지 않기 때문이다(유통산업발전기본계획 2014~2018, 산업통상자원부). 또 165㎡(50 평) 이하 소형슈퍼 7만6043개 중 배달인력을 두고 있는 경우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세슈퍼 O2O 비즈니스화를 추진함에 있어 예상되는 또 다른 문제는 재고관리의 애로, 온라인시스템 구축 및 관리 그리고 배송시스템 구축의 어려움 등이다. 영세슈퍼의 경우 POS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재고관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세슈퍼의 대표적인 상품 중 하나인 야채·과일의 경우 종류와 수량이 제각각으로 바코드관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와 같은 시스템 문제는 영세슈퍼와 중앙회 그리고 국내 최대 포털업체인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중기중앙회와 네이버가 POS와 연동되는 물류관리시스템을 제작 중이다. 또 최근 휴대폰 등 모바일을 통한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 배송앱과 물류관리시스템을 연동하는 경우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조언이다.

4000개 가까운 중형슈퍼(50~909평)를 하나로 묶고, 여기에 50평 미만의 소형슈퍼가 일부 가세한 O2O 비즈니스화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인가? 이들 중소유통업체들이 공동구매·저장·배달 등 공동마케팅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기존 메이저 유통업체와 겨뤄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김 교수의 가설이고 주장이긴 하지만, 중소유통업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고민하는 당사자들의 주목을 끌기엔 충분하다.